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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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물고기의 다양성 연구가 왜 중요한가?
김진구 부경대학교 교수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장)
2017-07-27 13:56:34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3면은 제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동쪽으로는 동해(East Sea), 서쪽으로는 황해(Yellow Sea), 남쪽으로는 동중국해(East China Sea)가 있는데, 연안 가까이에는 제주해협(Jeju Strait) 또는 대한해협(Korea Strait)이 위치한다.

 

동해는 평균수심 1,684m로 가장 깊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북한한류와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동한난류가 경상북도 죽변 근처에서 충돌하여 그 주변에 복잡한 해양환경을 보인다. 황해는 평균수심이 겨우 44m에 불과하지만 조류가 세고 수중에 부유물질이 많아 투명도가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해협은 제주도와 전라남도 사이의 좁은 바다로 수심은 100m 이내로 서한연안류, 황해저층냉수, 대만난류, 제주난류, 육상에서 유입되는 담수 영향을 받는 매우 복잡한 곳이다. 한편, 대한해협은 경상남도와 일본 사이의 좁은 바다로 수심은 200m 이내로 대마난류와 육상에서 유입되는 담수 영향을 주로 받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는 제주난류 또는 대마난류의 영향을 지배적으로 받는 가장 온난한 곳으로 제주도 서부 연안은 하계 장마기간에 중국에서 유입되는 장강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각 해역은 지형적으로 다르며 해류나 수괴도 제각기 달라 한반도 물고기 다양성의 근간이 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바다 물고기는 1,000여 종으로, 민물고기까지 포함하면 1,200여 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만 하더라도 4,210여 종, 대만은 3,250여 종의 물고기가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은 종수를 보인다. 그 이유는 일본은 북해도에서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넓은 해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고, 대만 역시 아열대해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과거 10년간 한국어류학회지에 발표된 미기록종을 분석한 보고에 따르면, 매년 4.7종이 새롭게 보고되고 또 그러한 새로운 보고가 주로 제주도에서 채집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지난 40년간 우리바다의 표층수온이 1이상 상승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아열대 물고기(: 쏠배감펭청줄돔, 파랑돔, 제비활치 , 사진자료)를 독도나 울릉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어 향후 우리바다 물고기의 분포지도가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협약(1993), 나고야의정서(2013)가 발효됨에 따라 해양생명자원의 주권 확보가 매우 시급한 국가현안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해양수산부 산하에 14개 해양생명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이 설립되었는데, 바다 물고기의 자원 보존을 위해 2013년에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이 부경대학교 내에 설치되었다. 이 곳에서는 바다 물고기 자원을 채집하여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들 자원을 필요로 하는 대학, 연구소, 산업체에 분양하여 우리바다 물고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바다 물고기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건강기능성 보조식품이나 약제로써의 개발 잠재성을 재평가 받고 있다. 바다 물고기가 처음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가 5억 년 전의 일이고,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바다 서식처의 독특한 환경에 고도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전세계 물고기는 3만종 이상 보고되어 있으며 이는 전세계 척추동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우리 바다에는 1,000종 가량의 바다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바다에서는 연간 100만톤 가량의 바다 물고기가 어획되어 식용 자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멸치, 고등어, 갈치, 전갱이, 넙치, 가자미 등 소수의 주요 상업종만 이용되는 실정으로 이는 전체 출현종수에 비하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바다 물고기의 산업적 활용도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연구 투자가 필요한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21세기는 블루오션 시대이다. 해양부국으로 거듭 나려면 우리 바다에 살고 있는 해양생물을 잘 알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해양생물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국은 미래 주도형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양생물을 활용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바다 물고기를 이용한 성공 사례로는 심해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스쿠알렌, 연어의 기름에서 추출한 오메가-3, 어류의 비늘에서 추출한 콜라겐 화장품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해마를 대상으로 개발된 건강기능보조식품이 시판 중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백종의 새로운 물고기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보인다면 우리 바다에서도 많은 새로운 해양생물 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구하기 힘든 해양생물 표본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해양생물에 기초를 둔 고부가가치 산업화의 촉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구 부경대학교 교수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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